〔第一章〕 天尊地卑,乾坤定矣。卑高以陳,貴賤位矣。動靜有常,剛柔斷矣。方以類聚,物以羣分,吉凶生矣。在天成象,在地成形,變化見矣。是故剛柔相摩,八卦相荡,鼓之以雷霆,潤之以風雨,日月運行,一寒一暑。乾道成男,坤道成女;乾知大始,坤作成物;乾以易知,坤以簡能;易則易知,簡則易從;易知則有親,易從則有功;有親則可久,有功則可大;可久則賢人之德,可大則賢人之業。易簡,而天下之理得矣。天下之理得,而成位乎其中矣。
[제1장] 하늘은 높고 땅은 낮으니 건(乾)과 곤(坤)이 정해진다. 낮은 것과 높은 것이 벌여 있으니 귀한 것과 천한 것이 자리 잡는다. 움직임과 고요함에 일정함이 있으니 강(剛)과 유(柔)가 판가름된다. 방(方)은 같은 종류끼리 모이고 사물은 무리로 나뉘니 길흉(吉凶)이 생긴다. 하늘에서는 상(象)을 이루고 땅에서는 형(形)을 이루니 변화가 드러난다. 이 때문에 강과 유가 서로 갈고 팔괘(八卦)가 서로 흔들어, 우레와 천둥으로 고동시키고 바람과 비로 적시며, 해와 달이 운행하여 한 번 춥고 한 번 덥다. 건의 도(道)는 남성을 이루고 곤의 도는 여성을 이룬다. 건은 큰 시작을 주관하고 곤은 만물을 이룬다. 건은 쉬움[易]으로써 주관하고 곤은 간략함[簡]으로써 능하다. 쉬우면 알기 쉽고 간략하면 따르기 쉽다. 알기 쉬우면 친함이 있고 따르기 쉬우면 공(功)이 있다. 친함이 있으면 오래갈 수 있고 공이 있으면 커질 수 있다. 오래갈 수 있음은 현인(賢人)의 덕(德)이요, 커질 수 있음은 현인의 업(業)이다. 쉽고 간략하여 천하의 이치를 얻는다. 천하의 이치를 얻으면 그 가운데에 자리를 이룬다.
〔第二章〕 聖人設卦觀象,繫辭焉而明吉凶;剛柔相推而生變化。是故吉凶者,失得之象也。悔吝者,憂虞之象也。變化者,進退之象也。剛柔者,晝夜之象也。六爻之動,三極之道也。是故君子所居而安者,易之序也。所樂而玩者,爻之辭也。是故君子居則觀其象而玩其辭,動則觀其變而玩其占;是以自天祐之,吉无不利。
[제2장] 성인(聖人)이 괘(卦)를 베풀고 상(象)을 보며, 말[辭]을 달아 길흉을 밝히고, 강과 유가 서로 밀어 변화를 낳는다. 이 때문에 길흉이란 잃음과 얻음의 상이다. 회린(悔吝)이란 근심과 걱정의 상이다. 변화란 나아감과 물러남의 상이다. 강유(剛柔)란 낮과 밤의 상이다. 육효(六爻)의 움직임은 삼극(三極)의 도이다. 이 때문에 군자가 머물러 편안히 여기는 것은 『역(易)』의 차례이고, 즐겨 완미하는 것은 효(爻)의 말이다. 이 때문에 군자는 머물러 있을 때는 그 상을 보고 그 말을 완미하며, 움직일 때는 그 변화를 보고 그 점(占)을 완미한다. 이 때문에 하늘로부터 도우니 길하여 이롭지 않음이 없다.
〔第三章〕 彖者,言乎象者也。爻者,言乎變者也。吉凶者,言乎其失得也。悔吝者,言乎其小疵也。无咎者,善補過也。是故列貴賤者存乎位,齊小大者存乎卦,辯吉凶者存乎辭,憂悔吝者存乎介,震无咎者存乎悔。是故卦有小大,辭有險易,辭也者,各指其所之。 〔第四章〕
[제3장] 단(彖)은 상(象)을 말한 것이다. 효(爻)는 변화를 말한 것이다. 길흉은 그 잃음과 얻음을 말한 것이다. 회린은 그 작은 흠을 말한 것이다. 무구(无咎)는 허물을 잘 고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귀천을 벌이는 것은 자리[位]에 있고, 작고 큼을 가지런히 하는 것은 괘에 있으며, 길흉을 분별하는 것은 말[辭]에 있고, 회린을 근심하는 것은 기미[介]에 있으며, 무구로 떨쳐 일어남은 뉘우침에 있다. 이 때문에 괘에는 작고 큼이 있고 말에는 험함과 평이함이 있으니, 말이란 각기 그 나아갈 바를 가리킨다. [제4장]
易與天地準,故能彌綸天地之道。仰以觀於天文,俯以察於地理,是故知幽明之故。原始反終,故知死生之說。精氣為物,遊魂為變,是故知鬼神之情狀。與天地相似,故不違;知周乎萬物,而道濟天下,故不過;旁行而不流,樂天知命,故不憂;安土敦乎仁,故能愛;範圍天地之化而不過,曲成萬物而不遺,通乎晝夜之道而知,故神无方而易无體。
『역』은 천지와 똑같으므로 천지의 도를 두루 얽어 낼 수 있다. 우러러 천문(天文)을 보고 굽어 지리(地理)를 살피니, 이 때문에 어둠과 밝음의 까닭을 안다. 시작을 근원하여 끝으로 돌이키므로 죽음과 삶의 설(說)을 안다. 정기(精氣)는 사물이 되고 떠도는 혼(魂)은 변화가 되니, 이 때문에 귀신(鬼神)의 실상을 안다. 천지와 서로 닮았으므로 어긋나지 않고, 앎이 만물에 두루 미쳐 도가 천하를 구제하므로 지나치지 않으며, 두루 행하되 흘러가지 않고 하늘을 즐기고 명(命)을 아므로 근심하지 않으며, 처한 곳을 편안히 여기고 인(仁)에 돈독하므로 사랑할 수 있다. 천지의 조화를 틀 지어 지나치지 않고, 만물을 곡진히 이루어 빠뜨리지 않으며, 낮과 밤의 도에 통달하여 아니, 그러므로 신(神)은 일정한 방소가 없고 『역』은 일정한 체(體)가 없다.
〔第五章〕 一陰一陽之謂道:繼之者善也,成之者性也;仁者見之謂之仁,知者見之謂之知;百姓日用而不知,故君子之道鮮矣。顯諸仁,藏諸用,鼓萬物而不與聖人同憂,盛德大業至矣哉!富有之謂大業,日新之謂盛德,生生之謂易,成象之謂乾,效法之謂坤,極數知來之謂占,通變之謂事,陰陽不測之謂神。
[제5장] 한 번 음(陰)하고 한 번 양(陽)하는 것을 도(道)라 한다. 그것을 잇는 것은 선(善)이요, 그것을 이루는 것은 성(性)이다. 어진 자는 그것을 보고 인(仁)이라 하고, 지혜로운 자는 그것을 보고 지(知)라 하며, 백성은 날마다 쓰면서도 알지 못하니, 그러므로 군자의 도는 드물다. 인에서 드러나고 쓰임에 감추어지며, 만물을 고동시키되 성인과 근심을 같이하지 않으니, 성대한 덕과 큰 업이 지극하도다! 풍부하게 가진 것을 큰 업이라 하고, 날로 새로워지는 것을 성대한 덕이라 하며, 낳고 또 낳는 것을 역(易)이라 하고, 상을 이루는 것을 건(乾)이라 하며, 법을 본받는 것을 곤(坤)이라 하고, 수(數)를 다하여 미래를 아는 것을 점(占)이라 하며, 변화에 통하는 것을 사(事)라 하고, 음양을 헤아릴 수 없는 것을 신(神)이라 한다.
〔第六章〕 夫易,廣矣!大矣!以言乎遠則不禦,以言乎邇則靜而正,以言乎天地之間則備矣!夫乾,其靜也專,其動也直,是以大生焉。夫坤,其靜也翕,其動也闢,是以廣生焉。廣大配天地,變通配四時,陰陽之義配日月,易簡之善配至德。 〔第七章〕 子曰:「易其至矣乎!夫易,聖人所以崇德而廣業也,知崇禮卑,崇效天,卑法地。天地設位,而易行乎其中矣。成性存存,道義之門。」
[제6장] 무릇 『역』은 넓도다! 크도다! 먼 것을 말하면 막힘이 없고, 가까운 것을 말하면 고요하고 바르며, 천지 사이를 말하면 갖추어져 있도다! 무릇 건은 고요할 때는 전일(專一)하고 움직일 때는 곧으니, 이 때문에 크게 낳는다. 무릇 곤은 고요할 때는 닫히고 움직일 때는 열리니, 이 때문에 넓게 낳는다. 넓고 큼은 천지에 짝하고, 변하여 통함은 사시(四時)에 짝하며, 음양의 뜻은 해와 달에 짝하고, 쉽고 간략함의 선(善)은 지극한 덕에 짝한다. [제7장]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역』은 지극하도다! 무릇 『역』은 성인이 덕을 높이고 업을 넓히는 바이다. 앎은 높이고 예(禮)는 낮추니, 높임은 하늘을 본받고 낮춤은 땅을 본받는다. 천지가 자리를 베풀매 『역』이 그 가운데에서 행해진다. 이루어진 성(性)을 보존하고 또 보존하는 것이 도의(道義)의 문이다."
〔第八章〕 聖人有以見天下之賾,而擬諸其形容,象其物宜,是故謂之象。聖人有以見天下之動,而觀其會通,以行其典禮,繫辭焉以斷其吉凶,是故謂之爻。言天下之至賾而不可惡也,言天下之至動而不可亂也。擬之而後言,議之而後動,擬議以成其變化。 「鳴鶴在陰,其子和之。我有好爵,吾與爾靡之。」子曰:「君子居其室,出其言善,則千里之外應之,況其邇者乎!居其室,出其言不善,則千里之外違之,況其邇者乎!言出乎身加乎民;行發乎邇見乎遠。言行,君子之樞機;樞機之發,榮辱之主也。言行,君子之所以動天地也,可不慎乎!」「同人,先號咷而後笑。」子曰:「君子之道,或出或處,或默或語。二人同心,其利斷金。同心之言,其臭如蘭。」
[제8장] 성인은 천하의 심오한 것을 보고서 그 형용에 견주고 그 사물의 마땅함을 형상하였으니, 이 때문에 이를 상(象)이라 한다. 성인은 천하의 움직임을 보고서 그 모이고 통하는 것을 살펴 그 전례(典禮)를 행하고, 말을 달아 그 길흉을 판단하였으니, 이 때문에 이를 효(爻)라 한다. 천하의 지극히 심오한 것을 말하되 싫어할 수 없고, 천하의 지극한 움직임을 말하되 어지럽힐 수 없다. 견준 뒤에 말하고 헤아린 뒤에 움직이니, 견주고 헤아려 그 변화를 이룬다. "우는 학이 그늘에 있으니 그 새끼가 화답한다. 내게 좋은 술잔이 있으니 내가 너와 함께 나누리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그 집에 머물며 말을 냄이 선하면 천 리 밖에서도 응하니 하물며 가까운 자이겠는가! 그 집에 머물며 말을 냄이 선하지 않으면 천 리 밖에서도 어기니 하물며 가까운 자이겠는가! 말은 몸에서 나와 백성에게 더해지고, 행실은 가까운 데서 일어나 먼 데서 드러난다. 말과 행실은 군자의 지도리와 쇠뇌 틀[樞機]이니, 지도리와 쇠뇌 틀의 발동은 영예와 치욕의 주인이다. 말과 행실은 군자가 천지를 움직이는 바이니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동인(同人)은 먼저 울부짖다가 뒤에 웃는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의 도는 혹 나아가고 혹 머물며, 혹 침묵하고 혹 말한다. 두 사람이 마음을 같이하면 그 날카로움이 쇠를 끊는다. 마음을 같이하는 말은 그 향기가 난초와 같다."
「初六,藉用白茅,无咎。」子曰:「苟錯諸地而可矣。藉之用茅,何咎之有!慎之至也。夫茅之為物薄而用可重也,慎斯術也以往,其无所失矣。」 「勞謙,君子有終,吉。」子曰:「勞而不伐,有功而不德,厚之至也;語以其功下人者也。德言盛,禮言恭;謙也者,致恭以存其位者也。」
"초육(初六)은 흰 띠풀을 깔아 쓰니 무구(无咎)하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진실로 땅에 두기만 해도 될 것인데, 띠풀을 깔아 쓰니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 삼감이 지극한 것이다. 무릇 띠풀이라는 물건은 하찮으나 쓰임은 중하게 할 수 있으니, 이 방법을 삼가서 나아가면 잃는 바가 없을 것이다." "수고로우면서도 겸손하니 군자가 끝마침이 있어 길하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수고롭되 자랑하지 않고 공이 있되 덕으로 여기지 않으니 두터움이 지극한 것이다. 그 공을 가지고서 남에게 낮추는 자를 말한 것이다. 덕은 성대함을 말하고 예는 공손함을 말하니, 겸손이란 공손함을 다하여 그 자리를 보존하는 것이다."
「亢龍有悔。」子曰:「貴而无位,高而无民,賢人在下位而无輔,是以動而有悔也。」 「不出戶庭,无咎。」子曰:「亂之所生也,則言語以為階。君不密則失臣,臣不密則失身,幾事不密則害成;是以君子慎密而不出也。」 子曰:「作易者,其知盜乎!易曰:『負且乘,致寇至。』負也者,小人之事也。乘也者,君子之器也。小人而乘君子之器,盜思奪之矣。上慢下暴,盜思伐之矣。慢藏誨盜,冶容誨淫。易曰:『負且乘,致寇至。』盜之招也。」
"높이 오른 용이니 회(悔)가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귀하되 자리가 없고 높되 백성이 없으며, 현인이 아래 자리에 있으나 보필함이 없으니, 이 때문에 움직이면 회가 있다." "문 밖 뜰에 나가지 않으니 무구하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지러움이 생기는 것은 언어가 그 계단이 된다. 임금이 치밀하지 못하면 신하를 잃고, 신하가 치밀하지 못하면 몸을 잃으며, 기밀한 일이 치밀하지 못하면 해로움이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군자는 삼가고 치밀하여 [말을] 내지 않는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역』을 지은 자는 도둑을 알았을 것이다! 『역』에 이르기를 '짐을 지고 또 수레를 타니 도적이 이르게 한다.'라고 하였다. 짐을 지는 것은 소인의 일이다. 수레를 타는 것은 군자의 기물이다. 소인이면서 군자의 기물을 타니 도둑이 그것을 빼앗을 생각을 한다. 위가 태만하고 아래가 포악하니 도둑이 그를 칠 생각을 한다. 감추기를 태만히 함은 도둑질을 가르치는 것이고, 용모를 요염하게 꾸밈은 음란함을 가르치는 것이다. 『역』에 이르기를 '짐을 지고 또 수레를 타니 도적이 이르게 한다.'라고 하였으니, 도둑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第九章〕 天一地二,天三地四,天五地六,天七地八,天九地十。天數五,地數五,五位相得而各有合。天數二十有五,地數三十,凡天地之數,五十有五,此所以成變化,而行鬼神也。大衍之數五十,其用四十有九,分而為二以象兩,掛一以象三,揲之以四以象四時,歸奇於扐以象閏,五歲再閏,故再扐而後掛。
[제9장] 하늘은 1이요 땅은 2이며, 하늘은 3이요 땅은 4이며, 하늘은 5요 땅은 6이며, 하늘은 7이요 땅은 8이며, 하늘은 9요 땅은 10이다. 하늘의 수가 다섯이고 땅의 수가 다섯이니, 다섯 자리가 서로 얻어 각각 합함이 있다. 하늘의 수는 25이고 땅의 수는 30이니, 무릇 천지의 수는 55이다. 이것이 변화를 이루고 귀신을 행하게 하는 바이다. 대연(大衍)의 수는 50인데 그 쓰는 것은 49이다. 나누어 둘로 하여 양의(兩儀)를 형상하고, 하나를 걸어 삼재(三才)를 형상하며, 넷씩 세어 사시(四時)를 형상하고, 나머지를 손가락 사이에 끼워 윤달을 형상한다. 5년에 윤달이 두 번이므로 두 번 끼운 뒤에 건다.
乾之策,二百一十有六,坤之策,百四十有四,凡三百有六十,當期之日。二篇之策,萬有一千五百二十,當萬物之數也。是故四營而成易,十有八變而成卦,八卦而小成;引而伸之,觸類而長之,天下之能事畢矣。顯道神德行,是故可與酬酢,可與祐神矣。子曰:「知變化之道者,其知神之所為乎!」
건(乾)의 책수(策數)는 216이고 곤(坤)의 책수는 144이니, 모두 360으로 1년[期]의 날수에 해당한다. 두 편(篇)의 책수는 11,520이니 만물의 수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네 번 경영하여 역(易)을 이루고, 열여덟 번 변하여 괘를 이루며, 팔괘로 작게 이루어진다. 이를 끌어 펴고 같은 종류에 닿아 늘려 나가면 천하의 할 수 있는 일이 다한다. 도를 드러내고 덕행을 신묘하게 하니, 이 때문에 [사람과] 더불어 수작할 수 있고 신(神)을 도울 수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변화의 도를 아는 자는 신이 하는 바를 알 것이다!"
〔第十章〕 易有聖人之道四焉:以言者尚其辭,以動者尚其變,以制器者尚其象,以卜筮者尚其占。是以君子將有為也,將有行也,問焉而以言,其受命也如響,无有遠近幽深,遂知來物。非天下之至精,其孰能與於此! 參伍以變,錯綜其數,通其變,遂成天下之文,極其數,遂定天下之象;非天下之至變,其孰能與於此!
[제10장] 『역』에는 성인의 도가 네 가지 있으니, 말하는 것으로써 하는 자는 그 말[辭]을 숭상하고, 움직이는 것으로써 하는 자는 그 변화를 숭상하며, 기물을 만드는 것으로써 하는 자는 그 상(象)을 숭상하고, 복서(卜筮)로써 하는 자는 그 점(占)을 숭상한다. 이 때문에 군자가 장차 무엇을 하려 할 때나 장차 행하려 할 때 물어서 말로써 하면, 그 명(命)을 받음이 메아리와 같아서 멀고 가깝고 그윽하고 깊음이 없이 마침내 미래의 일을 안다. 천하의 지극히 정밀한 것이 아니면 그 누가 이에 참여할 수 있겠는가! 셋씩 다섯씩 섞어 변하고 그 수를 엇갈리고 모아서, 그 변화에 통하여 마침내 천하의 문(文)을 이루고, 그 수를 다하여 마침내 천하의 상을 정한다. 천하의 지극한 변화가 아니면 그 누가 이에 참여할 수 있겠는가!
易,无思也,无為也,寂然不動,感而遂通天下之故。非天下之至神,其孰能與於此! 夫易,聖人之所以極深而研幾也!唯深也,故能通天下之志;唯幾也,故能成天下之務;唯神也,故不疾而速,不行而至。 子曰「易有聖人之道四焉」者,此之謂也。 〔第十一章〕
『역』은 생각함이 없고 함이 없어 고요히 움직이지 않다가 감응하면 마침내 천하의 연고에 통한다. 천하의 지극히 신묘한 것이 아니면 그 누가 이에 참여할 수 있겠는가! 무릇 『역』은 성인이 깊은 것을 다하고 기미[幾]를 연구하는 바이다! 오직 깊으므로 천하의 뜻에 통할 수 있고, 오직 기미이므로 천하의 일을 이룰 수 있으며, 오직 신묘하므로 서두르지 않아도 빠르고 가지 않아도 이른다. 공자께서 "『역』에는 성인의 도가 네 가지 있다."라고 하신 것은 이를 이른 것이다. [제11장]
子曰:「夫易,何為者也?夫易,開物成務,冒天下之道,如斯而已者也。」是故聖人以通天下之志,以定天下之業,以斷天下之疑。是故蓍之德圓而神,卦之德方以知,六爻之義易以貢;聖人以此洗心,退藏於密,吉凶與民同患,神以知來,知以藏往,其孰能與此哉?古之聦明叡知神武而不殺者夫!是以明於天之道,而察於民之故,是興神物以前民用;聖人以此齊戒以神明其德夫!是故闔戶謂之坤,闢戶謂之乾,一闔一闢謂之變;往來不窮謂之通,見乃謂之象,形乃謂之器,制而用之謂之法,利用出入,民咸用之謂之神。是故易有太極,是生兩儀,兩儀生四象,四象生八卦,八卦定吉凶,吉凶生大業。是故法象莫大乎天地;變通莫大乎四時;縣象著明莫大乎日月;崇高莫大乎富貴;備物致用,立成器以為天下利,莫大乎聖人;探賾索隱,鉤深致遠,以定天下之吉凶,成天下之亹亹者,莫大乎蓍龜。是故天生神物,聖人則之。天地變化,聖人效之。天垂象,見吉凶,聖人象之。河出圖,洛出書,聖人則之。易有四象,所以示也。繫辭焉,所以告也。定之以吉凶,所以斷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무릇 『역』은 무엇을 하는 것인가? 무릇 『역』은 사물을 열고 일을 이루어 천하의 도를 덮으니, 이와 같을 따름이다." 이 때문에 성인은 이로써 천하의 뜻에 통하고, 천하의 업을 정하며, 천하의 의심을 판단한다. 이 때문에 시초[蓍]의 덕은 둥글어 신묘하고, 괘의 덕은 방정하여 지혜로우며, 육효의 뜻은 변하여 [길흉을] 알려 준다. 성인은 이로써 마음을 씻고 물러나 은밀한 데 감추며, 길흉에 백성과 근심을 같이한다. 신묘함으로 미래를 알고 지혜로 지난 것을 간직하니, 그 누가 이에 참여할 수 있겠는가? 옛날의 총명하고 예지(叡知)하며 신무(神武)하되 죽이지 않는 자일 것이다! 이 때문에 하늘의 도에 밝고 백성의 연고를 살펴, 이에 신물(神物)을 일으켜 백성의 쓰임에 앞서게 하였다. 성인은 이로써 재계(齊戒)하여 그 덕을 신명(神明)하게 하였도다! 이 때문에 문을 닫는 것을 곤(坤)이라 하고 문을 여는 것을 건(乾)이라 하며, 한 번 닫고 한 번 여는 것을 변(變)이라 하고, 가고 옴이 다하지 않는 것을 통(通)이라 하며, 드러난 것을 상(象)이라 하고, 형체를 갖춘 것을 기(器)라 하며, 만들어 쓰는 것을 법(法)이라 하고, 이롭게 써서 드나들며 백성이 모두 그것을 쓰는 것을 신(神)이라 한다. 이 때문에 『역』에 태극(太極)이 있으니 이것이 양의(兩儀)를 낳고, 양의는 사상(四象)을 낳고, 사상은 팔괘(八卦)를 낳으며, 팔괘는 길흉을 정하고, 길흉은 큰 업을 낳는다. 이 때문에 본받을 상(象)으로는 천지보다 큰 것이 없고, 변하여 통함으로는 사시보다 큰 것이 없으며, 상을 걸어 밝게 드러냄으로는 해와 달보다 큰 것이 없고, 숭고함으로는 부귀보다 큰 것이 없으며, 사물을 갖추어 쓰임을 이루고 기물을 만들어 천하의 이로움으로 삼음으로는 성인보다 큰 것이 없고, 심오한 것을 탐구하고 숨은 것을 찾으며 깊은 것을 낚고 먼 것에 이르러 천하의 길흉을 정하고 천하의 부지런히 힘쓸 일[亹亹]을 이루게 함으로는 시초와 거북보다 큰 것이 없다. 이 때문에 하늘이 신물을 낳으니 성인이 이를 법칙으로 삼았다. 천지가 변화하니 성인이 이를 본받았다. 하늘이 상을 드리워 길흉을 보이니 성인이 이를 형상하였다. 황하에서 그림[河圖]이 나오고 낙수에서 글[洛書]이 나오니 성인이 이를 법칙으로 삼았다. 『역』에 사상이 있는 것은 보이기 위한 것이다. 말을 단 것은 알리기 위한 것이다. 길흉으로 정한 것은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第十二章〕 易曰:「自天祐之,吉无不利」。子曰:「祐者,助也。天之所助者,順也。人之所助者,信也。履信思乎順,又以尚賢也,是以『自天祐之,吉无不利。』也。」 子曰:「書不盡言,言不盡意。」然則聖人之意,其不可見乎?子曰:「聖人立象以盡意,設卦以盡情偽,繫辭以盡其言,變而通之以盡利,鼓之舞之以盡神。」
[제12장] 『역』에 이르기를 "하늘로부터 도우니 길하여 이롭지 않음이 없다."라고 하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우(祐)는 돕는다는 것이다. 하늘이 돕는 바는 순(順)한 자이다. 사람이 돕는 바는 믿음[信]이 있는 자이다. 믿음을 실천하고 순함을 생각하며 또 현인을 숭상하니, 이 때문에 '하늘로부터 도우니 길하여 이롭지 않음이 없다.'라고 한 것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글은 말을 다하지 못하고 말은 뜻을 다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성인의 뜻은 볼 수 없는 것인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성인은 상을 세워 뜻을 다하고, 괘를 베풀어 참과 거짓을 다하며, 말을 달아 그 말을 다하고, 변하여 통하게 하여 이로움을 다하며, 고동시키고 춤추게 하여 신묘함을 다하였다."
乾坤,其易之縕邪!乾坤成列,而易立乎其中矣。乾坤毀,則无以見易,易不可見,則乾坤或幾乎息矣。是故形而上者謂之道,形而下者謂之器,化而裁之謂之變,推而行之謂之通,舉而錯之天下之民謂之事業。是故夫象,聖人有以見天下之賾,而擬諸其形容,象其物宜,是故謂之象。聖人有以見天下之動,而觀其會通,以行其典禮,繫辭焉以斷其吉凶,是故謂之爻。極天下之賾者存乎卦;鼓天下之動者存乎辭;化而裁之存乎變;推而行之存乎通;神而明之,存乎其人;默而成之,不言而信,存乎德行。
건곤은 『역』의 온축(縕蓄)일 것이다! 건곤이 벌여 있으니 『역』이 그 가운데 선다. 건곤이 무너지면 『역』을 볼 수 없고, 『역』을 볼 수 없으면 건곤도 혹 거의 그칠 것이다. 이 때문에 형체 위의 것을 도(道)라 하고, 형체 아래의 것을 기(器)라 하며, 화(化)하여 마름질하는 것을 변(變)이라 하고, 미루어 행하는 것을 통(通)이라 하며, 들어서 천하의 백성에게 베푸는 것을 사업(事業)이라 한다. 이 때문에 무릇 상(象)은 성인이 천하의 심오한 것을 보고서 그 형용에 견주고 그 사물의 마땅함을 형상하였으니, 이 때문에 이를 상이라 한다. 성인이 천하의 움직임을 보고서 그 모이고 통하는 것을 살펴 그 전례를 행하고 말을 달아 그 길흉을 판단하였으니, 이 때문에 이를 효라 한다. 천하의 심오한 것을 다함은 괘에 있고, 천하의 움직임을 고동시킴은 말[辭]에 있으며, 화하여 마름질함은 변에 있고, 미루어 행함은 통에 있으며, 신묘하게 하여 밝힘은 그 사람에게 있고, 묵묵히 이루며 말하지 않아도 믿음은 덕행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