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는 소리에 흐르는 기운 (음령오행)
이름은 글자이기 전에 소리다. 첫소리마다 오행이 깃든다고 보는 음령오행의 눈으로, 성에서 이름으로 기운이 순하게 흘러가는지를 읽는다.
한눈에
- 소리가 먼저 · 이름은 읽히는 시간보다 불리는 시간이 길다. 음령오행은 그 소리의 기운을 보는 눈.
- 첫소리와 오행 · 소리가 나는 자리에 따라 오행을 매긴다. 어금닛소리 목(木), 혓소리 화(火), 목구멍소리 토(土), 잇소리 금(金), 입술소리 수(水).
- 흐름을 본다 · 글자 하나하나가 아니라, 성에서 이름으로 기운이 상생으로 이어지는지를 본다.
- 선을 긋기 · 소리에 오행이 깃든다는 것은 오래된 관념이지 증명된 법칙이 아니다. 유파에 따라 매기는 법도 갈린다.
이름은 눈으로 읽히는 시간보다 입으로 불리는 시간이 훨씬 길다. 서류에 적히는 것은 가끔이지만, 불리는 것은 매일이다. 그래서 성명학은 글자보다 소리를 먼저 본다. 부를 때마다 나는 그 소리에 어떤 기운이 흐르는가. 이 물음에 답하려는 관점이 음령오행(音靈五行)이다. 소리의 울림에 오행이 깃든다는 뜻이다.
매기는 법의 뿌리는 소리가 나는 자리다. 한글의 첫소리는 입안 어디서 나느냐에 따라 갈래가 나뉜다. 어금니 쪽에서 나는 ㄱ과 ㅋ은 목(木)으로 본다. 혀끝에서 나는 ㄴ, ㄷ, ㄹ, ㅌ은 화(火)다. 목구멍 깊은 데서 나는 ㅇ과 ㅎ은 토(土)로, 이 사이에서 나는 ㅅ, ㅈ, ㅊ은 금(金)으로, 입술에서 나는 ㅁ, ㅂ, ㅍ은 수(水)로 본다. 훈민정음이 소리를 나눈 자리 위에 오행을 포갠 셈이다. 다만 유파에 따라 목구멍소리와 입술소리의 자리를 서로 바꿔 보기도 하니, 이 매김이 하나로 통일된 법은 아니라는 것도 함께 적어 둔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이 관점이 글자 하나하나의 오행을 따로 세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는 것은 흐름이다. 성의 첫소리에서 시작해 이름의 첫 글자, 다음 글자로 기운이 어떻게 이어지는가. 목(木)이 화(火)를 낳고 화가 토(土)를 낳듯, 앞 글자의 기운이 뒤 글자의 기운을 낳아 주며 흘러가면 상생의 이름이라 한다. 반대로 앞 글자가 뒤 글자를 치는 상극으로 이어지면, 부를 때마다 기운이 한 번씩 부딪히는 이름으로 본다.
예를 하나 두자. 성이 ㄱ으로 시작하면 목의 기운으로 문을 연다. 이름 첫 글자가 ㄴ이나 ㄷ으로 시작하면 목이 화를 낳으니 순하게 흐르고, 거기서 ㅇ이나 ㅎ으로 이어지면 화가 토를 낳아 끝까지 흐른다. 반대로 목으로 연 성 뒤에 금의 소리가 바로 오면, 금이 목을 치는 자리라 흐름이 한 번 꺾인다. 소리 내어 불러 보면 뜻밖에 감이 온다. 흐르는 이름은 부르기에도 부드럽고, 부딪히는 이름은 어딘가 억센 경우가 많다.
물론 여기에도 앞 편의 원칙이 그대로 얹힌다. 흐름이 좋다고 다 좋은 이름이 아니다. 그 흐름이 실어 나르는 기운이 그 사주에 필요한 것이어야 한다. 물이 넘치는 사주에 수(水)의 소리로 시작해 수로 끝나는 이름을 지어 주면, 흐름이 아무리 순해도 넘치는 데에 물을 더 붓는 셈이 된다. 그래서 소리의 흐름은 용신이라는 첫 자리 다음에 오는 두 번째 눈이다. 무엇을 담을지는 용신이 정하고, 어떻게 흘릴지는 소리가 정한다.
그리고 선을 하나 그어 둔다. 소리에 오행이 깃든다는 것은 오래 전해 온 관념이지, 측정되고 증명된 법칙이 아니다. ㄱ으로 시작하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실제로 목의 삶을 산다는 통계는 없다. 그러니 이 눈은 세계를 읽는 오래된 문법 하나로 받아들이면 족하다. 이 문법으로 이름이 좋아진다고 부풀릴 것도, 이 문법에 어긋난 이름이라고 겁낼 것도 없다.
그런데 힘을 빼고 보면, 이 관점이 남기는 것이 하나 있다. 이름을 부르는 일을 다시 보게 한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부른다. 그 부름이 그저 신호가 아니라 기운을 한 번 흘려보내는 일이라고 옛사람들은 생각했다. 맞는지 틀리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이름을 건성으로 부르던 날들이 조금 머쓱해졌다. 부르는 소리에 무엇이 실리는지는 몰라도, 무엇을 실어 부를지는 부르는 사람의 몫이니까.
무엇을 담을지는 용신이 정하고, 어떻게 흘릴지는 소리가 정한다. 내 이름의 소리는 어떻게 흐르고 있을까 → 첫 분석 보기 다음 편 · 계절의 치우침을 고르다 (이름과 조후) → 이어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