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이 모여 큰 기운을 이루다, 삼합(三合)과 방합(方合)
둘이 아니라 셋이 모여 하나의 큰 기운을 이루는 자리. 신자진 수국부터 사유축 금국까지의 삼합과, 같은 방위가 뭉치는 방합을 따라가며 국(局)을 이룬다는 것의 무게를 읽는다.
지지의 합에는 둘씩 짝짓는 육합만 있는 것이 아니다. 셋이 모여 하나의 큰 기운을 이루는 합이 있다. 삼합(三合)과 방합(方合)이다. 육합이 두 사람의 손잡음이라면, 삼합과 방합은 셋이 한목소리를 내는 합창이다.
삼합부터 본다. 멀리 떨어진 세 지지가 모여 하나의 오행 국(局)을 이룬다. 신자진(申子辰)이 모이면 물의 기운, 수국(水局)이 된다. 인오술(寅午戌)이 모이면 불의 기운, 화국(火局). 사유축(巳酉丑)이 모이면 쇠의 기운, 금국(金局). 해묘미(亥卯未)가 모이면 나무의 기운, 목국(木局). 세 글자는 각각 기운이 처음 생겨나는 자리(장생), 가장 왕성한 자리(제왕), 갈무리되는 자리(묘)에 해당한다. 시작과 절정과 마무리가 한자리에 모여 하나의 완결된 흐름을 이루는 것이다.
방합은 결이 조금 다르다. 같은 방위에 늘어선 셋이 뭉친다. 인묘진(寅卯辰)이 모이면 동방 목, 사오미(巳午未)가 모이면 남방 화, 신유술(申酉戌)이 모이면 서방 금, 해자축(亥子丑)이 모이면 북방 수다. 삼합이 뜻이 맞는 셋의 모임이라면, 방합은 같은 동네에 사는 셋의 모임이다. 핏줄로 뭉친 한 가족 같은 결합이라 보면 된다.
국을 이룬다는 것은 무게가 다른 일이다. 한 글자, 두 글자의 작용과 달리, 셋이 모여 국을 이루면 그 기운이 사주 전체의 주인 노릇을 한다. 가령 화국을 이루면 그 사람의 사주는 불의 기운이 판을 쥐게 된다. 그래서 삼합·방합이 있는지를 보는 것은 사주의 큰 줄기를 잡는 일이다. 격국을 정할 때 이 국이 결정적인 까닭이 여기 있다.
다만 셋이 다 모여야 온전한 국이다. 셋 중 하나가 빠지면 반쪽짜리 합, 반합(半合)이 된다. 반합은 국의 기운을 띠기는 하되 온전한 국만큼 강하지는 않다. 또 가운데 글자(왕지)가 빠진 반합은 힘이 약하고, 가운데 글자가 든 반합은 제법 힘을 낸다. 그리고 모인 글자 옆에 충이 끼어들면, 모이려던 셋이 흩어져 국이 깨지기도 한다.
여기서 지금을 본다.
한 사람의 힘은 한 글자에 그친다. 그러나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모이면, 그 합은 개인의 합 이상이 된다. 시작하는 이와 절정을 끌어가는 이와 갈무리하는 이가 한자리에 모일 때, 흩어져 있던 힘이 하나의 큰 기운으로 일어선다. 삼합이 보여 주는 것이 그 모임의 이치다. 다만 그 큰 기운이 무엇을 향하는가, 그 방향이 결국 한 판의 빛깔을 정한다. 모임 자체보다, 무엇을 위해 모였는가가 더 많은 것을 말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