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에 뼈를 묻어도 될까요
따름은 굴복이 아니라 항로 — 다만 살아 있는 산이어야 합니다. 그 산은 나를 기르는가, 묻는가.
소개되는 사연은 실제 상담 사례를 당사자가 특정되지 않도록 재구성한 것입니다.
사연
이 회사에 뼈를 묻어도 될까요. 십 년 차에, 처음으로 진지하게 묻습니다.
삼십 대 여성분의 사연입니다. 이직 제안도 받았고, 지금 회사가 완벽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떠날 생각을 하면 이상하게 몸이 무겁답니다. 남는 게 안주인지, 맞는 길인지.
명식
時 日 月 年
壬 癸 戊 丙
戌 巳 戌 戌
↑ 일간 癸
사주를 폅니다
늦가을 술월, 산맥 사이의 이슬 같은 물입니다. 판 전체가 산 — 제 힘을 고집하지 않고 큰 산의 기세에 실리는, 종살격입니다.
원국이 묻습니다. 떠나지 못하는 게 용기가 없어서입니까. 아니면, 산에 실릴 때 가장 멀리 가는 당신의 격을, 몸이 먼저 아는 겁니까.
이 격에게 따름은 굴복이 아니라 항로입니다. 다만 조건이 하나 — 아무 산이나가 아니라, 살아 있는 산이어야 합니다. 볕이 도는 산, 그러니까 나를 기르고 배우게 하는 조직인가. 그 눈만 잃지 않으면, 산은 이 물을 강으로 데려갑니다.
그리고 지금 대운의 지지가 오화. 산에 볕이 도는 구간입니다. 옮길 때가 아니라 실릴 때 — 다만 반년에 한 번, 이 산이 아직 나를 기르는지 셈해 보세요.
처방
지금 그 산은, 당신을 기르고 있나요, 묻고 있나요.
뼈를 묻겠다는 말은 미루세요. 대신 오늘, 이 회사에서 배우고 있는 것 세 가지를 적어 보세요. 채워지면 남고, 비어 있으면 그때 다시 묻는 겁니다.
물은 산을 고를 수 있습니다. 따르는 것과 묻히는 것은, 그 한 번의 눈에서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