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기운이 얼굴이 된다면 (곡직·염상·가색·종혁·윤하)
나무의 기운이 어린 얼굴, 불의 기운이 어린 얼굴. 관상은 사람의 상을 다섯 기운으로 가른다. 곡직·염상·가색·종혁·윤하, 다섯 상의 인상을 오행의 물상으로 읽는다.
한눈에
- 다섯 상 · 관상은 사람의 인상을 목·화·토·금·수 다섯 기운으로 가른다.
- 이름의 뿌리 · 곡직·염상·가색·종혁·윤하. 오행 본연의 성질을 부르는 이름이 그대로 상의 이름이 된다.
- 어떻게 읽나 · 누구에게나 다섯 기운이 저마다의 비중으로 섞여 있다. 상은 그중 가장 진한 기운을 본다.
- 다시 읽기 · 한 기운만인 상은 드물고, 다섯 상에 우열은 없다. 저마다의 결이 있을 뿐이다.
처음 만난 사람인데 어쩐지 나무 같다 싶은 인상이 있다. 곧고 서늘한 느낌, 혹은 불처럼 환한 느낌, 물처럼 깊은 느낌. 근거를 대라면 말문이 막히는데 느낌만은 또렷한, 그런 첫인상이 누구에게나 있다. 옛사람들은 그 어렴풋한 느낌을 흘려보내지 않고 이름을 붙였다. 다섯 기운의 이름이다.
관상은 사람의 상을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 다섯 기운으로 가른다. 그리고 그 이름이 낯설지 않다. 목의 성질은 곡직(曲直), 굽고 곧게 자람이다. 화는 염상(炎上), 타올라 위로 향함. 토는 가색(稼穡), 심고 거둠. 금은 종혁(從革), 따르고 바뀜. 수는 윤하(潤下), 적시며 아래로 흐름. 오행 그 자체의 성질을 부르는 오래된 이름들이, 관상에서는 그 기운이 어린 상의 이름이 된다. 누구의 사주에나 다섯 기운은 저마다의 비중으로 섞여 있으니, 상이 읽는 것은 그중 가장 진한 기운이 얼굴에 비친 모습이다.
그러면 다섯 상은 각각 어떤 인상인가. 여기서 이목구비의 잣대를 꺼내 들면 길을 잘못 든다. 코가 몇 센티고 이마가 어떤 모양이고, 그런 셈이 아니다. 얼굴 전체에 어린 기운의 인상을 보는 것이다.
곡직의 상은 나무의 인상이다. 곧게 솟고 굽이쳐 자라는 나무처럼, 위로 뻗는 기운이 어린 얼굴이다. 갸름하고 시원하게 뻗은 선, 맑고 곧은 눈빛. 마주 서면 잘 자란 나무 앞에 선 듯한 서늘함이 있다.
염상의 상은 불의 인상이다. 타오르며 위로 솟는 불처럼, 밝고 또렷한 기운이 어린 얼굴이다. 눈매와 이목이 환하게 살아 있고, 표정이 얼굴에 머물지 않고 번진다. 마주 서면 방이 한 칸 밝아지는 느낌을 주는 상이다.
가색의 상은 흙의 인상이다. 심고 거두는 너른 땅처럼, 두텁고 무던한 기운이 어린 얼굴이다. 둥글고 넉넉한 윤곽, 쉽게 흔들리지 않는 눈. 마주 서면 기대어도 될 것 같은 미더움이 먼저 온다.
종혁의 상은 쇠의 인상이다. 두드려 단련한 쇠와 잘 여문 보석처럼, 단정하고 반듯한 기운이 어린 얼굴이다. 윤곽의 선이 분명하고, 눈빛에 맺고 끊는 결이 있다. 마주 서면 자세를 한번 고쳐 앉게 되는 상이다.
윤하의 상은 물의 인상이다. 적시며 굽이굽이 흐르는 물처럼, 부드럽고 깊은 기운이 어린 얼굴이다. 둥글게 감싸는 윤곽, 잔잔한데 깊이를 알 수 없는 눈. 마주 서면 말수가 줄고 귀가 열리는 상이다.
다섯을 나란히 놓고 보면 물어보고 싶어진다. 나는 어느 상인가. 그런데 여기서 두 가지를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하나, 순수하게 한 기운만인 상은 드물다. 사주에서도 여덟 글자가 한 오행으로만 쏠린 명식이 귀하듯, 얼굴도 대부분 여러 기운이 섞여 있다. 나무의 골격에 물의 눈이 담기고, 흙의 윤곽에 불의 눈빛이 얹힌다. 어느 기운이 조금 더 진한가를 볼 뿐이다.
둘, 다섯 상 사이에 우열이 없다. 오행에 좋은 기운과 나쁜 기운이 따로 없듯, 다섯 상에도 잘난 상과 못난 상이 따로 없다. 곧음에는 곧음의 결이, 무던함에는 무던함의 결이 있다. 어느 상이 낫냐고 묻는 것은 봄과 가을 중 어느 계절이 옳으냐고 묻는 것과 같다.
거울 앞에서 내 얼굴을 오행의 눈으로 읽어본 적이 있다. 잘 나온 데와 못 나온 데를 세던 익숙한 눈을 잠시 내려놓고, 가장 진한 기운 하나를 찾아보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세는 눈과 읽는 눈은 같은 얼굴에서 전혀 다른 것을 본다. 세는 눈이 부족한 곳을 먼저 짚는다면, 읽는 눈은 결을 먼저 짚는다. 그날 거울에서 처음으로, 흠이 아니라 기운이 읽혔다.
관상은 얼굴을 다섯 기운으로 읽는다. 섞여 있는 것이 보통이고, 다섯 사이에 우열은 없다. 내 사주의 가장 진한 기운은 무엇일까 → 첫 분석 보기 다음 편 · 얼굴의 세 층, 삼정 → 이어 읽기